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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에 앳된 얼굴”...서이초 극단선택 교사, 생전 사진→일기 공개되자 모두 오열했다

by 고양이와 가족 2023. 7. 25.

“긴 머리에 앳된 얼굴”...서이초 극단선택 교사, 생전 사진→일기 공개되자 모두 오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의 새내기 교사 A씨(24)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고인이 생전 남긴 편지들이 잇따라 공개돼 뭉클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늘 대견하고 자랑스러워

온라인 커뮤니티

2023년 7월 21일 교사 커뮤니티를 비롯해 각종 SNS에는 "돌아가신 서이초 선생님이 작년에 제자에게 쓴 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됐습니다.

해당 게재글에는 코로나19 기간 등교가 진행됐던 2022년 9월 20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특히 이 편지의 왼쪽에는 생전 고인 A씨가 남학생 제자의 어깨를 감싸 안고 다정하게 함께 찍은 사진이 함께 담겼습니다.

YTN

긴 갈색 머리에 핑크색 상의를 입고 있는 고인의 앳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에게"라고 시작된 편지에는 "학교에서 해야 하는 것들도 늘 열심히 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우리 ○○아. 너의 노력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이렇게 빛이 되는 날이 왔구나"라고 적혔습니다.

 

편지에서 고인 A씨는 "늘 대견하고 자랑스러워"라며 제자를 북돋아 주기도 했습니다.

MBC

A씨는 "선생님이 ○○이를 볼 때면 종종 깜짝 놀라. 다른 친구들은 하지 못할 기발한 생각을 하거나 자세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참 대단해"라고 칭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밖에도 ○○이가 가진 장점들이 앞으로 더욱 빛날 수 있기를 선생님이 항상 응원한다"라고 적어 편지를 마쳤습니다.

 

이 편지를 접한 누리꾼들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고인의 진심이 느껴진다", "이렇게 어리고 순수한 선생님을", "먹먹하네요", "학생들 충격이 얼마나 클지", "고인의 인품이 눈에 선하네", "제발 제대로 된 규정을", "너무 좋은 분이셨구나" 등의 반응으로 고인을 애도했습니다.

 

2022년, 참 선물 같은 해

서울교사노동조합

같은 날 서울교사노동조합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2022학년도 학부모가 기억하는 고인의 손편지를 제보 받아 추모의 뜻으로 공개한다"라며 A씨가 제자의 부모들에게 직접 쓴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편지는 고인이 지난 2023년 2월 10일, 2022학년도 1학년 학급 학부모들에게 보낸 것으로 편지에서 A씨는 "감사한 마음을 전달 드리고 싶어 이렇게나마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드리려 한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A씨는 "다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교실에 처음 들어서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이들과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YTN

"2022년은 저에게 참 선물 같은 해였다"라고 고백한 A씨는 "그 여느 때보다도 너무나 훌륭하고 착한 아이들을 만나 함께 할 수 있음에 저에게도 너무나 가슴 벅차고, 행복했던 1년이었다"라고 한 해를 돌아봤습니다.

 

이어 그는 "순수하고 보석처럼 빛나는 스물일곱 명의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앞으로 교직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아이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A씨는 "천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저도 더 열정을 갖고 가르칠 수 있었다. 참으로 귀한 우리 아이들을 믿고 맡겨주시고, 아이의 학교생활을 늘 지지해주셨음에 담임교사로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MBC

A씨는 또 "학부모님들께서 든든히 계셔 주신 덕분에 우리 1학년 X반 공동체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라며 "1년이라는 시간동안 가르치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하고 흐뭇했다"라고 되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원 없이 웃으며 즐거웠던 순간, 속상하고 아쉬웠던 순간들 모두가 아이들의 삶에 거름이 되어 더욱 단단하고 성숙한 존재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 믿는다"라고 부연했습니다.

끝으로 A씨는 "앞으로 X반 친구들 모두 함께 한 공간에 모두 모이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서로를 기억하고, 좋은 추억을 가득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면서 "언제 어디서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오래오래 응원하겠다. 1학년 X반의 담임교사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글을 맺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갑질’ 때문?

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였던 1998년생 고인 A씨는 2023년 7월 18일 오전 11시께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씨가 당일 오전 정상적으로 출근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망한 A씨의 발견 사실이 알려진 이후, "A씨가 학부모들의 갑질에 시달려왔다"라는 제보가 빗발쳤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담당 학급의 학교 폭력 문제를 처리하던 중 가해 학생 혹은 피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수십 통의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인의 서이초 동료 교사들 역시 "서이초의 민원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극단적 선택을 한 A씨도 이런 민원에 시달렸다"라고 제보에 나섰습니다.

현재 경찰과 교육 당국은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 경찰 관계자는 "유족과 고인의 지인,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순차적으로 진술을 듣고 있다"라며 "그동안 제기된 의혹 일부는 학교에서 밝힌 바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추가로 제기되는 의혹도 모두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경찰은 ‘유서’ 없다고 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A씨의 유서가 없다"라는 당초 경찰의 설명과는 달리 "A씨의 일기장에 갑질에 관련된 내용이 있다"라는 주장이 제기돼 더욱 공분을 샀습니다.

숨진 A씨의 사촌 오빠라고 밝힌 B씨는 2023년 7월 20일 이번 소식이 보도된 한 기사에 "경찰측에서 저희에겐 유서는 없었다고 했다"라고 시작하는 댓글을 달아 시선을 모았습니다.

"다만 집에서 일기장이 발견됐다"라고 전한 B씨는 "그 일기장 내용을 봤고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경찰 측에서 찍지 말라고 하더라"라고 폭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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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여러 가지 조사를 요청했지만 진술할 사람이 사망해 어떠한 조사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면서 "경찰이 본인들은 권한이 없다 하더라. 빨리 부검할지 자살 처리해서 장례를 할지 정하라고 계속 다그치고 압박만 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B씨는 "집에서 일기장이 발견되고 그 내용을 보고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경찰 측에서 '찍지 말라'고 하더라. 경찰이 '교사가 교내에서 사망한 사건이라 학부모들, 교육청이랑 윗선까지 주시하고 있어 괜한 이슈를 만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해 한 장밖에 찍지 못했다"라고 첨언했습니다.

숨진 A씨의 일기장에 "너무 힘들고 괴롭고 지칠 대로 지쳐있다"라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고 전한 B씨는 "내용이 더 있지만 이걸 댓글로 남겨도 될지는 모르겠다"라고 털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