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출연료로 빌딩 사들이던 '여배우'가 돌연 은퇴했던 이유

70~80년대 활발한 활동을 했던 한 배우가 터무니 없는 악성 루머로 고생한 과거를 털어놓아 모두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23일 방송된 KBS 1TV '박원숙의 같이삽시다 시즌3'에 배우 겸 방송인 정소녀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정소녀는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 했다. 처음으로 연예계 일을 한 걸 후회했다"면서 과거 흑인 아이를 출산했다는 루머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허참과 '쇼쇼쇼' 진행자로 유명

1954년생 올해 나이 69세인 정소녀는 1972년 연극 배우 활동을 시작한 뒤 이듬 해 MBC 공채 6기 탤런트에 합격하며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정애정으로 1974년 11월 개봉한 영화 '이름 모를 소녀'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감독의 권유로 '정소녀'라는 예명을 사용했습니다.
이후 정소녀는 TBC에도 출연하기 시작했는데, 1975년 TBC '연기대상'을 받은 뒤 동 방송국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 쇼쇼쇼'에서 허참과 공동MC를 맡아 오랫동안 활동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노년층들에게 정소녀는 배우보다는 '쇼쇼쇼'의 진행자로 기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인해 TBC가 KBS에 흡수된 뒤에도 '쇼쇼쇼'의 진행을 맡았고, 1985년에는 KBS '가족오락관'에서 허참과 함께 2대 MC를 맡기도 했습니다.
전성기 시절 '기네스북'에 올랐던 이유

전성기 시절 정소녀는 제과, 커피, 화장품 등 수많은 광고 촬영으로 1970년대 CF퀸으로 떠올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균 광고 출연료가 10~20만 원이던 당시, 정소녀는 2천만 원을 받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정소녀는 "그때 2천만 원이면, 내가 여의도 아파트 40평에 살았는데 매매가가 1400만원 이었다"면서 "그때 큰돈인 줄 몰랐는데 많이 받았더라. 그 돈으로 빌딩 여러 채 샀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샀다가 다 잃어버렸다. 가족끼리 관리를 했는데 잘못된 투자로 손해를 봤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습니다..
"가봉 대통령의 아이를 낳았다" 루머로 고통

한때 정소녀가 가봉 대통령인 오마르 봉고와의 관계로 아이를 낳았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났는데, 당시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일파만파 전국민에 퍼지기도 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정소녀는 직접 루머 유포 현장을 잡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KBS 라디오를 진행할 때 화장실에 있는데 여자 둘이 '정소녀가 그랬다며'라고 하면서 떠들더라, 그 사람들이 화장실에 와서 양치를 할 때 그 뒤에 섰다"라며 "나를 보고 놀라길래 '내가 그런 거 봤냐, 진짜 억울해서 고소하려고 한다'라면서 경찰서에 가자고 했더니 그제야 미안하다더라"라고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이어 "내가 성우 송도순이랑 친한데 언니도 목욕탕에서 내 루머에 대해 이야기한 옆사람이랑 육탄전까지 벌였다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정소녀는 "지금 같으면 금방 아닌 게 나타나지만, 20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며 가봉 현지 취재를 한 기자 덕분에 루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어머니께서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할까 봐 밤새 몇 번씩 내 방을 살펴보고 가곤 하셨다. 집에서 하루에 한마디 안 하고 지나갈 때도 많았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습니다.
정소녀의 근황은?

1979년 4월 정소녀는 결혼 후 잠시 연예계를 떠나 있기도 했습니다. 배우자는 학교 동창이었고, 직업은 사업가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소녀는 남편과 슬하에 딸을 뒀으나 5년 만에 이혼하게 됐는데, 당시 알려진 이혼 사유는 남편의 사업 실패였습니다.
그는 과거 한 방송을 통해 신랑이 빚 때문에 외국에 나가게 됐고, 기다렸지만 돌아온 것은 일방적인 이혼 서류였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후 2022년 10월 무려 5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모습을 드러낸 정소녀는 "딸이 5년 전에 시집을 갔다"면서 "손녀가 너무 귀여워서 애들 보러 일주일에 닷새 정도 간다. 전담은 아니다"라고 근황을 밝혔습니다.
한편 정소녀의 근황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눈물만 나네요", "세상에서 가장힘든건 억울함이죠", "얼마나 얼마나 억울했을까", "최초 소문을 낸 못된 입을 찾아서 죄을 물어야 된다", "아예 인생 자체를 나락으로 몰앗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