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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사망, '갑질 의혹' 학부모 조사→증언 공개..."녹음본 있을 수도"(+일기)

by 고양이와 가족 2023. 7. 29.

서이초 교사 사망, '갑질 의혹' 학부모 조사→증언 공개..."녹음본 있을 수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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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학부모 조사
학부모 갑질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서이초 사망교사 생전 일기장 공개 (+녹음본)

조현아 갑질 논란 당시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고인에게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를 불러 조사한 가운데, 해당 학급의 학부모의 증언이 나오며 녹음본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 극단선택 서이초 교사에 '갑질 의혹' 학부모 조사

YTN

서초경찰서는 숨진 이 학교 1학년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학급 학부모 일부를 지난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교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고인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긋는 일이 있었고, 이 일과 관련해 고인이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또 이 일과 관련한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으며 고인이 방학 후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YTN

이번에 경찰 조사를 받은 학부모는 이 '연필 사건'의 양측 당사자입니다. 경찰은 서이초 교사 60여 명 전원을 상대로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을 탐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유족에게 고인의 휴대전화와 아이패드를 제출받아 포렌식 할 예정입니다.

 

서이초 학부모 갑질 수준…'상상을 초월할 정도'

KBS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학교의 민원 수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교사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제보된 내용을 보면, 서이초에서 학교폭력을 담당했던 A교사는 학폭사안 처리 당시 한 학부모가 "나 ○○아빠인데 나 뭐 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서이초 민원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학교폭력 민원과 관련된 대부분의 학부모가 법조인이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B교사는 2022년 3월부터 서이초에 저경력 교사 5명이 근무했는데 "경력이 있던 나도 힘들었는데, 저경력 교사가 근무하기에는 매우 힘든 학교였다"고 말했습니다.

YTN

D교사는 고인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에 앉은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있고 난 후,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고인은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소름끼친다. 방학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고통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D교사는 고인의 학급 수업 시간에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소리를 지르는 학생이 있었고, 이로 인해 출근할 때 그 학생의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제보했습니다.

KBS

E교사는 이마를 그었던 사건과 관련해 피해학생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고인에게 '애들 케어(care)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는 폭언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F교사는 "학교 차원에서 함구하라고 해서 그냥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노조는 "경찰에서는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외부 정황이 없다'는 의견만을 내놓고 있지만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추가 제보를 통해 확인했다"며 "경찰과 교육 당국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며, 유족을 비롯한 전국의 교사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진상규명을 위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다 버겁고, 놓고 싶다"…서이초 사망교사 생전 일기장 공개

서이초 사망 사건 교사 일기장 / 서울교사노동조합

한편,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023년 7월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이런 내용이 담긴 고인의 일기장 일부를 공개하며 학부모 갑질 의혹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이 일기는 고인이 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약 2주 전인 지난 7월 3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인은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쳐짐은 있었지만(가족들과 있는데도 크게 텐션이 안 오르고 말수도 적고 그랬다)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월요일 출근 후 업무폭탄+○○(학생 이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고 썼습니다.

jtbc

또 “숨이 막혔다”며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고 적었습니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노조가 제보를 통해 학생 중 (한 명이) 큰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해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국 교사들의 목소리에 교육당국이 응답하기를 바란다”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마나 압박감을 받았을지 너무 안타깝다", "학생 인권도 인권이지만 교사 인권도 보호해주길", "반드시 학부모들 철저하게 조사하길.. 3선 국회의원이든 뭐든 이건 타살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학부모 증언 공개..."녹음본 있을 수도"

서이초 사망 사건 교사 생전 학생에게 쓴 편지 /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022년 서이초 박**교사의 학부모의 증언"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학부모가 기억하는 고인의 모습을 제보 받아 추모의 뜻으로, 진실이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성명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학부모들은 고인이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너무나 소중하게 생각했던 교사였기에 학교에서 사망했다면 분명히 학교에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학부모님들이 기억하는 박 교사의 따뜻한 추억들을 공유했습니다. 한 학부모의 자녀는 "마음이 아파 학교에 못 가겠다"라며 선생님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 고인은 2022년 학급 운영 당시에도 학생들의 분쟁이 있을 경우 반드시 녹음을 했었기에 2023년에도 학생들 간의 분쟁이 있었다면 녹음본이 다 남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숨진 교사 박 씨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60여명(교장·교감 포함) 전원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교육계를 중심으로 박 씨의 사망 원인이 '학부모 갑질'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일부 동료 교사들이 비슷한 내용을 제보한 만큼 이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입니다.